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흘렀던 7월 1일 오후 5시, 해가 뉘엿뉘엿 기울기 시작하자 한성대입구역 분수마루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동네 재미난 잡화점이 펼쳐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되었는데요, 한낮의 더위를 피해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야시장으로 찾아왔습니다.
우리 동네 재미난 잡화점은 공유성북원탁회의에서 진행한 공유 마켓이에요. 공유성북원탁회의는 성북에서 활동하거나 성북에 기반을 두고 있는 예술가, 활동가, 기획자를 포함한 시민들의 지역 문화예술 거버넌스로 지역 문화생태계의 공존과 공유, 협력을 위해 더불어 활동하는 네트워크입니다.
공유성북원탁회의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OX 퀴즈도 진행되었습니다. 퀴즈가 적힌 종이를 2번 뽑아서 2개 모두 맞히면 아트 포스터와 과자 1봉, 라면 1봉을 받고, 1개 맞히면 아트 포스터와 과자 1봉, 모두 틀려도 아트 포스터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알쏭달쏭 잘 모를 때에는 ‘타임’을 외치고, 1분 동안 주변에 있는 공탁 활동가에게 물어보거나 힌트가 적혀 있는 도서를 훑어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긴 줄을 서서 퀴즈를 풀 만큼 인기가 많았어요.
무대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어르신들의 부채산조, 창부타령과 새타령, 부채춤을 시작으로 월장석 퍼레이드의 동물탈극, 줄사랑의 우쿨렐레, K.A.T 태권도범공연단의 태권무, 아동극 토끼와 자라, 힙합동아리 H.A.K의 힙합공연까지 이어졌습니다.
분수마루에 펼쳐진 돗자리 위에서는 환경을 지키는 작은 실천 마켓이 펼쳐졌습니다. 나에게는 필요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쓸모 있는 다양한 물건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쓰임이 다한 물건들이 버려지지 않고 누군가에게 다시 사용된다면 기후 위기로 생겨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줄이는데 작은 보탬이 될 수 있겠죠? 특히, 아이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가지고 나와 직접 판매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한 엄마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주민 공예 동아리와 우리 동네 공방들의 수공예품이 판매되는 아트마켓에도 아기자기 예쁜 물건들이 가득했어요. 전문셀러가 아닌 이웃 주민들이 돗자리를 깔고 물건을 팔고 있어서 화려하고 거창한 물건은 없었지만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느낌이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켓 참가비는 기부물품으로 받고, 현장에서 판매되었다고 해요. 판매 수익은 공유성북원탁회의의 운영비와 성북 문화예술생태계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 활용될 예정이고요.
분수마루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광장 한편에는 바닥분수가 가동되고 있는데요, 다 식지 못한 한낮의 더위를 시원하게 적셔주고 있었습니다. 바닥분수 안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더위도 한풀 가시는 듯했어요.
어느덧 해가 지고 달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천막에는 불이 켜지고 조금 더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어요. 도심 속 마을의 만남, 공유성북원탁회의에서 진행한 우리 동네 재미난 잡화점의 모습이었습니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김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