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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현장스케치] 2023 지식인문축제 성북 책모꼬지-미술평론가 유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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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마을
2023년 11월 28일

올해로 13년째 이어가고 있는 성북구 한 책 읽기는 성북구의 대표적인 독서 운동입니다. 이웃과 함께 읽고 싶은 한 권의 책을 선정하기 위해서 1년 동안 주민들은 후보도서들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대중독서운동을 즐깁니다. 올해는 지식인문축제로 발돋움하며 성북구립도서관 데이터와 키워드 분석을 통해 주민들의 관심사인 ‘공존’과 ‘공생’을 테마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강연도 마련되었는데요, 미술평론가 유홍준의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에 참여했습니다.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올해로 발간 30주년이 되었습니다. 전통문화유산의 가치를 대중에게 알리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읽히는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1권의 엄청난 인기로 지금까지 20권의 시리즈가 출간되었는데, 500만 부 이상이 팔렸다고 합니다. 유홍준 교수는 10년 동안 성북 주민이 만나고 싶은 사람 1위를 차지하고 있고요. 이를 증명하듯 강연이 진행된 동덕여자대학교 동인관 춘강홀에는 많은 주민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처음 글을 게재했던 것은 월간 사회평론이었다고 합니다. 원고료도 받지 않으면서 연재했던 글인데, 인기 없는 글을 실어주어서 감사했다고 해요. 이를 읽은 은사가 책을 내자고 제안해 주셨고, 스테디셀러가 된 것이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신 분입니다.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글쓰기에 대한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집필을 하고 싶다면 자신이 아는 것이 아니라 독자를 위한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세상과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정확한 정보로 기승전결이 있는 간결한 문장으로 작성해야 합니다.그의 책이 왜 그렇게 인기가 있나 생각해 보면, 시기적으로 잘 맞았다고 합니다. 책이 나오게 된 시기는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라고 합니다. 사회적으로 평온하던 시기에 사람들이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죠. 그리고 이전까지는 서구문화를 따라잡기 위해 애를 썼던 시기라면, 해외여행 자유화가 되면서 막연한 환상이 깨지고 국내로 시선을 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파리에 가면 루브르박물관에 가고 런던에 가면 대영박물관을 가지만, 막상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가지 않았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게 된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에 맞게 영화 ‘서편제’도 큰 인기를 얻었죠.‘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의 11권과 12권인 서울편의 내용도 잠시 소개해 주셨습니다. 경복궁, 세종마을, 인왕산, 북촌, 통문관 등에 얽힌 짧은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들려주셨습니다. 서울의 인기 있는 관광지인 북촌 한옥마을은 1930년대 지어진 연립 한옥으로, 건축가 정세권이 일본식 주거양식인 문화주택을 대신하여 근대식 한옥을 대거 조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만든 한옥을 팔아서 번 돈을 조선어학회에 기부하면서 결국 일제에 의해 건축 면허를 빼앗기고 재산도 몰수당하게 됩니다. 서울편을 읽지 못해서 처음 알게 된 내용입니다. 나름 서울의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역사에 대해 아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제가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구나 싶었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이 나옴과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유를 시대적인 상황이라 말씀하실 정도로 겸손하면서도, 시종일관 위트 있는 말들로 강연장은 웃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실력을 갖춘 전문가의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초반에 읽다가 멈추었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도 다시 한 권 한 권 읽고 싶어졌습니다.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고, 좋은 강연까지 들을 수 있는 성북구의 독서 운동이 자랑스럽습니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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