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뚝딱 마을을 바꾸다
– 성북구 마을기업 (주)동네목수 이야기
– 서울시 마을기업 성북구 지역협력활동가 신희철
(대안개발연구모임 활동가)
서울시 성북구 삼선동 달동네 장수마을. 장수마을에는 마을의 자랑이자 활력소인 마을기업 동네목수가 있다.
동네목수는 지난 2008년, 당시 삼선4구역으로 불리던 재개발구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기존 전면철거, 아파트 위주의 재개발이 아닌 원주민과 마을을 위한 대안을 만들고자 꾸려진 대안개발연구모임이 주민들과 함께 해온 고민을 직접 풀고자 2011년에 설립됐다. 행정안전부 마을기업 공모사업에 당선됐고 성북구청과 마을기업 지원 협약을 체결, 그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집수리사업을 시작했다. 마을 윗자락에 있는 한성경로당 지하에 목공작업장을 개소하고 2012년 5월에는 빈집을 직접 리모델링하여 작은카페를 열었다.
낙산공원에서 마을을 관통하는 골목길에 들어가면 상자텃밭 바로 앞에 작은카페가 나온다. 거의 허물어져가던 빈집의 대변신이다. 동네목수가 빈집을 매입, 비가 새던 지붕과 내부를 철거하고 장애인 접근성까지 고려하여 대공사를 진행한 결과다. 주민들의 일터로, 사랑방으로, 어린이 사진교실 공간으로, 여성 주민 모임방으로, 인근 서울성곽 나들이객과 마을 손님들이 옹기종기 나누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동네목수는 ‘마을’과 ‘기업’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설립 당시인 2011년에는 개인사업자로 시작했지만 2012년에는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그리고 11월에는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다. 아직 수익을 창출하고 자본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비단 장수마을만이 아니라 집수리나 인테리어공사가 필요한 곳에서 주문이 계속되고 있다. 2011년 화재의 아픔을 딛고 복구된 강남구 포이동 재건마을 판자촌 마을회관 지붕공사도 담당했다. 목공, 건축 등의 생업을 더 이상 하지 못하고 계셨던 주민들 30여명이 함께 하여 주거환경 개선과 주민 일자리, 소득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다른 기업과 달리 주민들이 집수리대상이 되거나 피고용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소유주가 될 수 있도록 주식회사로 전환했고 생활임금, 노동권을 보장하는 평등공동체다.
비단 기업으로서만이 아니다. 동네목수는 초기 설립 정신을 잊지 않고 항상 ‘마을’과 ‘공동체’를 생각하고 있다. 목공교실, 재무교실 등의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상하반기 주민회의와 마을잔치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일상적으로 골목별 모임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기도 하고 구체적인 욕구를 나누고 있다. “마을의 모든 것이 동네목수로 통한다”고 할 정도로 동네목수가 소식통으로, 중재자로, 조력자로 뛰고 있다. 더불어 마을에 대한 정보나 다양한 참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입자 모임을 통해 임대차계약, 집수리 부담 등 일반적인 세입자의 문제도 나누고 특히 장수마을과 같은 달동네나 판자촌에서 겪게 되는 집주인이나 관과의 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쓰레기 방치 및 분리수거 문제, 골목 길 계단 리모델링, 평상과 쉼터 조성이나 이웃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대안을 함께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주민들은 자랑스러워 한다. “우리 마을은 이웃집에서 밥 짓는 냄새가 나고 평화로운 마을이다”라고. 그리고 그 마을 안에는 “동네목수가 항상 함께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