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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소나기(소통과 나눔의 기적) 김영애 – 꿈 꾸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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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
2014년 12월 23일

꿈 꾸는 엄마


 혼자 있을 때는 물론이고 친구와 함께 있을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 해마다 바뀌는 교육정책, 입시정책들 사이에서 일관된 교육을 하기 어려운 엄마들. 아이를 잘 키우고자 하는 엄마의 노력이 때로는 아이들에게 잔소리로 다가가고, 아이들의 어깨는 점점 쳐져만 가는 모습을 보며, 아이와 엄마의 마음이 서로 다치지 않고 소통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나기(소통과 나눔의 기적)는 커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아이의 마음을 더 깊이 공감하고 아이들의 행동을 바른 방향으로 안내하고자 시작되었다. 마음나누기(1단계)를 통해 엄마와 아이가 일상에서 경험하고 느끼게 되는 감정과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웠던 속마음을 알아보고 서로를 공감할 수 있었다. 이때 알게 된 것들을 이웃과 함께 공감하고 나누기 위해 연극을 창작하고(2단계) 무대에 올리기(3단계)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활동을 준비하면서, 몇 가지 규칙을 세웠다. 만나면 반갑게 눈을 바라보고 인사하기, 모든 아이들과 한 번씩 포옹하기,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등 내 아이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8명의 아이들 모두를 내 아이처럼 대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아이보다 먼저 엄마가 마음을 열고 다가가기 위해,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한 시간을 활용해서 감정코칭 집단상담을 받았다. 여러 사람 앞에서 내면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찌나 쑥스럽고 어색하던지, 그 첫 시간의 떨림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 아이의 감정에 대한 공감과 내 감정 표현, 감정코칭의 5단계를 실습까지, 책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내 마음대로 활용되지 못했던 부분들을 연습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새로운 경험이 되었고, 가족이 주인공인 나의 미래가 아니라, 내가 주인공인 나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얼핏 소나기에 대해 들어본 사람들은 소나기 커뮤니티는 연극을 하는 커뮤니티라고 하지만, 연극은 아이들과의 관계 향상을 위한 매개체일 뿐이라고 늘 이야기해왔고, 실제로 우리는 그렇게 활용해왔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연극에 대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소나기 프로젝트에 연극을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 걱정이 많았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2단계 사업이 시작되기 전 연극을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 ‘서울시민연극제작교실’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참여가능. 화요일 오전. 소나기를 위한 최적의 프로그램인 것이다. 선착순이라 하니 부지런히 신청서를 제출하고, 엄마들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다. 대본을 읽고, 해석하고, 연기를 배우며, 연극의 소품을 만들고, 무대 제작 및 설치, 홍보, 공연에 이르기까지 3개월 동안 고생스러웠지만 소나기를 위해서 열심히 배웠다.
 
 본격적으로 소나기 연극 창작이 시작되고, 연극에 아이들의 마음을 담기 위해 연극의 소재와 대사들은 아이들의 의견을 그대로 담았다. 방과 후에도 학원에 갔다가 저녁시간이 다 돼서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들,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엄마가 시키는 것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아이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는 엄마의 마음을 뜨끔뜨끔하게 했다. 
 
“학원은 왜 있는거지?”
“엄마들 욕심 채우려고 있는거지.”
“국제중, 영재고 꼭 가야해요?”
“게임 조금만 더 하면 레벨업인데, 엄마 때문에 망쳤잖아요.”
“난 연예인이 되고 싶은데, 엄마는 왜 춤을 못추게 하는건지.”
“아~, 엄마 잔소리 너무 싫어. 엄마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연극을 위해 만들어 낸 대사가 아니라 아이들의 속마음이 그대로 연극의 대사가 되고, 엄마들은 아이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 바라던 엄마, 내 아이가 바라는 엄마, 엄마가 된 지금의 나를 생각하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아이들이 만들어 준 샘이다. 

 아이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엄마의 독백으로 전할 때는 연습이었지만, 엄마와 아이가 함께 눈물을 흘리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런 감동을 또래 엄마들과 함께 나누며, 그 감동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무대에서 우리는 또 한번의 벅찬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소나기의 무대를 보신 분들의 따뜻한 격려와 공감을 이끌어냈다.

 감정코칭을 시작으로 함께 진행된 서울시민연극제작교실, 아이들과 함께 한 연극 창작과 공연. 
소나기는 내 아이와 어떻게 하면 더 잘 지낼 수 있을까?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공감할 수 있을까? 좋은 부모되기 교육은 여러 번 받았지만 왜 실천이 안 될까? 나도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고 하는 작은 바램으로 시작되었다. 
뜨거운 여름날의 한줄기 소나기가 우리에게 청량감을 주듯이, 우리는 소나기를 통해 처음 우리가 소망했던 소통과 나눔의 기적(소나기)을 경험하고, 오랜 시간 전업주부로 가족의 뒷바라지만 하던 엄마들이 일상탈출을 하고, 가족들의 주변인이 아닌 내가 주인공인 나의 꿈을 꿀 수 있는 행복한 내가 되는 시간이었다.  



소나기(소통과 나눔의 기적) 김영애





-활동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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