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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우리 동네 숨은 명소 찾기 (1) – 카페 컬쳐몽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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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느
2017년 8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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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성북구에 새 둥지를 튼 지 이제 3년차인 나는, 동네가 조금씩 달라질때마다 낯설다-라기 보단 새로워서 신선하다는 기분을 느낀다. 카페 컬쳐몽땅도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동네 토박이들에겐 ‘이런 곳에 카페가 있다니!’ 정도의 생각이었다면, 새내기 주민인 나에겐 ‘재밌는 카페가 있구나!’ 라는 느낌이 먼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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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취재를 위해 처음 컬쳐몽땅을 찾았을 때, 작은 산장의 느낌을 물씬 받았다. 문을 열고 들어설 때, 마치 동화 속 길 잃은 공주가 의외의 장소를 발견하고 커다란 문을 힘껏 밀자 빛이 쏟아지며 아기자기한 장소가 나타나는 장면이 연상됐다. 컬쳐몽땅이 위치한 장소 자체도 전혀 식상하지 않은 곳이었지만, 문을 열어 보니 거대한 비밀의 장소가 드러난 느낌이었다. 아주 옅게 커피향이 났고 곳곳엔 컬쳐몽땅 이해성 대표가 작업한 조형물들과 미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들어서면서부터 예사 카페가 아님을 알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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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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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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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이해성 대표는 이 곳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부른다. 문화적 요소가 ‘몽땅’ 다 있고, 참여하는 이들이 서로 돕고 상생한다는 의미로 ‘컬쳐몽땅’ 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또, 이 복합문화공간이 음악이든 미술이든 또는 우리네 삶이든 서로 다른 모습의 버스킹을 실현시키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어떤것이든. (단, 약간의 프로페셔널함은 필수이지 않을까?) 
컬쳐몽땅엔 전시와 음악이 어우러진 카페 공간,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키친과 수제맥주 펍. 그리고 소극장 IDA와 이해성 대표의 스튜디오 겸 가죽공방이 함께 있다. 이 중에서도 버스킹 공연과 카페 내 조형물 전시가 가장 반응이 좋다고 한다. 음악 버스킹은 김대중, 이우리, 심재창, 손지연 등 알만한 인디 뮤지션의 공연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공연이 가능하다. 동호회의 모임 겸 작품 발표형식의 공연도 할 수 있다. 음악 버스킹은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 늘려갈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한여름 밤 우연히 카페에 들렀는데 뮤지션들의 음악까지 듣게 된다면 그 얼마나 행운인가! 홍대까지 굳이 가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정릉의 작은 홍대라고 하면 과언일까?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공연을 실험적으로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커피 한 잔, 맥주 한 잔 즐기러 온 손님들에게 뜻밖의 좋은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최근들어 예쁘게 그리고 조용히 여유를 즐길만한 카페는 참 많다. 하지만 컬쳐몽땅은 먹고 마시는 것은 물론 즐길수도 있는 동적인 카페가 되길 바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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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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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인터뷰 말미에 이해성 대표에게 살짝 여쭈어 봤다. 본인이 생각하는 대로 카페가 잘 되어가고 있는지 물었다. 아마도 우문이었을까? 이해성 대표는 이 공간은 다른 카페들과 달리 여러 공연하는 팀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꾸려나가는 개념의 공간이기 때문에 단순히 장사가 잘된다. 안된다.의 개념으로 답하기 어렵다고. 맞다. 순간 나는 카페를 한 번 휙 둘러봤다. 벽에 걸린 그림, 한 공간을 떡 하니 차지하고 있는 음향 장비. 그리고 구석이지만 존재감 드러내는 맥주기계까지. 이렇게 각기 다른 모양새와 쓰임이 있는 것들이 모여있는 곳인데 단순히 속도로 그리고 수치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앞으로 이 곳에서는 여러 실험적인 공연뿐만 아니라 아트벼룩시장도 계획 중에 있다고 한다. 이해성 대표만의 기발한 상상력과 재미있는 생각이 이 곳을 만들어 가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컬쳐몽땅의 이 물음표스러움이 이 곳의 색깔이자 고유한 시그니쳐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컬쳐몽땅을 다녀온 후 여운이 남아 SNS에 컬쳐몽땅을 검색해 봤다. 버스킹 동영상을 식구들이 모두 잠든 저녁 시간에 조용히 재생시켰다. 비록 짧은 영상들이었지만 공연을 보는 내내 나는 그 곳에 들어가 있었다. 기나긴 한 여름밤. 보다 긴 여운을 느끼고 싶다면 컬쳐몽땅으로 가보자. 컬쳐몽땅을 즐기는 손님으로 그리고 버스킹의 주인공으로.
   

<< 컬쳐몽땅은 이런 곳이다! - 컬쳐몽땅 이해성 대표의 공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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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컬쳐몽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을 압축해보자면, 카페, 키친, 수제 맥주, 스튜디오, 소극장 IDA, 가죽공방, 음악공연, 전시 이렇게 8가지예요. 일단 전문인이든 아마추어이든 작품 활동을 하는 분들에게 이 곳이 베이스 캠프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일반인에겐 공연, 음악, 몸짓, 전시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으면 좋겠고요. 또 다양한 문화도 같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조금만 더하자면 커피와 맛있는 음식까지 함께 하는 공간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과 우리의 삶이 만나는 공간이길 바래요.”


*컬쳐몽땅
– 주소 : 서울 성북구 정릉로10길 82 (지번 정릉동 904) 
– 전화번호 : 02-941-7700
– 운영 시간 : 매일 11:00 – 23:00 공휴일 01:00 – 23:00


김재림 가공.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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