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요즘도 도서관에서 머리 콕 박고 책만 읽을까? 책만 읽는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옛날사람! 여기 정릉도서관에선 책도 읽을 수 있지만, 스마트폰 공부도 시켜준다는 사실. 모두가 스마트폰을 제대로 즐길 때, 통화만 하고 있는 이를 발견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함께 손 잡고, 정릉도서관으로 향해보자.
타이틀만으로도 너무 흥미로웠던 정릉도서관의 ‘어르신 스마트폰 활용 교육’ 그 이야기를 이재선 사서와 더 자세히 나눠보았다.
김재림 기자)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실시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이재선 사서) 한성대에서 지역사회협력 프로젝트(High success project)의 일환으로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고 싶은 학생들이 있다고 먼저 연락이 왔어요. 많은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시지만, 간단한 기능 활용도 어려워하실 때가 많아요. 그래서 주로 통화 기능만 쓰시죠. 그렇다고 어르신들에게 다른 기능이 필요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스마트폰 활용에 대해 배우고 싶은 어르신들이 있는데, 가르쳐줄 수 있는 한성대 학생들까지 모이니. 수요와 공급이 적절히 맞아서 수업이 개설됐어요.
김재림 기자) 보통 스마트폰 교육이라 하면 복지관이라든지 주민센터. 이런 곳에서 진행할 것 같은데요. 도서관에서 스마트폰 교육이라… 조금 의아했거든요.
이재선 사서) 제 생각에는 이 일이 사서가 해야 하는 일이에요. 모든 사람들이 정보에 접근하고 찾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서의 역할이고 도서관의 기능중 하나예요. 하지만 여건상 항시 할 수는 없기에 이렇게 주기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요즘에는 대출증도 스마트폰의 어플을 이용해서 처리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능들을 자꾸 알려드려서 도서관 이용도 편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김재림 기자) 지난 수업의 호응도는 어땠나요?
이재선 사서) 다행히 반응이 좋았어요. 2번의 수업을 진행했는데요. 호응은 있었지만, 문제점도 있었어요. 현장에서 배우실 땐 이해하셨는데, 집으로 돌아가셔서 잊어버리시는거죠. 그래서 교육의 주기를 짧게 줄이고, 정기적으로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김재림 기자) 학생들과 어르신들이 함께하는 수업 풍경이 궁금한데요.
이재선 사서) 저희도 부모님께 무언가 알려드리려고 하면 잘 안되잖아요. 부모님도 자녀에겐 필요할 때마다 물어보는 게 편하셔서, 배움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요. 그런데 이렇게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수업 과정을 만들고, 장소를 셋팅하고, 노력하는 학생 선생님들까지 모이면, 분위기가 좋을 수 밖에 없어요. 학생들이 점점 더 어르신들 눈높이에 맞추어 교육하려 해요. 얼마 전에는, 매뉴얼까지 만들어 왔더라고요. 어르신들도 배워가지만 가르치는 학생들도 성장하는 것 같아요. 이런 조건들이 모이니, 당연히 수업 분위기는 나쁠 수 없어요. 이런 협업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부분을 맞춰야하는 점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얻는 부분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함께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김재림 기자) 스마트폰 활용교육 앞으로의 일정이 궁금합니다.
이재선 사서) 올해 8월까지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정기적으로 실시할 계획입니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여기까지 얘기를 들으니, 이 아름다운 현장의 또 다른 주인공인 학생들이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한성대학교 인문대학 문헌정보학과 학생들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김재림 기자) 문헌정보학과 학생들인데 스마트폰 보급 교육을 하게 된 동기가 있을까요?
17 최승규) 지식정보사회에서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노년층도 스마트폰 사용이 불가피해졌는데, 그 사용법을 숙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정보격차 현상이라는 문제점이 인식되어, 이를 도서관 측과 합동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김재림 기자) 어르신들에게 하는 스마트폰 교육의 방법 혹은 교육의 목표가 있을까요?
17 김현진) 사전 설문조사와 교육 중 받은 질문을 바탕으로 노인분이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사용법 책자를 만들어 보급하고 그것을 교육에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식정보사회에서 정보소외계층의 접근성 확대를 통한 정보격차 해소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대학생과 노인의 참여로 상이 계층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장을 형성하고 지역주민들을 끈끈하게 이어서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것이 최종목표입니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김재림 기자) 어르신들 교육하면서 어려웠던 부분 혹은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이 있다면요?
16 이현주) 의미없이 방학을 흘려보내지 않고, 대학 친구들과 같이 스마트폰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문헌정보학과를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지역사회와 지역사회 내 도서관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합니다. 또 지역사회의 어르신들을 위해 준비했지만 이 ‘교육’ 프로젝트는 오히려 저희에게 교훈을 주었습니다. 스마트폰이 친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어르신의 입장에서 교육 내용을 마련함으로써, 노년층 세대의 마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교육 진행 과정에서 어르신들이 저희에게 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삶에 대한 지혜도 얻을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스마트폰 교육을 하러, 받으러 모였지만 서로 친구가 되어 마음을 나누게 된 것이죠. 다만 아쉬웠던 점은 이전 선배들이 만든 교재엔 최신 기종에 대한 내용이 없어서 저희가 업데이트를 해 최신기종에 대한 정보를 넣었는데, 막상 교육에선 최신기종을 가진 어르신이 없어 교재 활용 시 혼동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1:1 교육을 통해 다른 기종이지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설날이 겹쳐 있어 홍보가 부족하게 이루어졌다는 것도 아쉽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많은 어르신들이 ‘문화가 있는 날’에 ‘스마트폰 교육’이 있다는 것을 알고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재림 기자) 앞으로 스마트폰 교육이 어떠한 방향으로 바뀌어 나갈지 궁금해요.
16 임수현) 첫째, 장기적인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와 교류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한성대학교 문헌정보전공 도서활동부서에 인수인계한 후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주기적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추진하여 지역주민과의 지속적인 소통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둘째, 지역사회를 위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교육을 진행하면서 나온 질문들과 그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정리해 교재를 마련할 생각입니다. 이 교재는 후에 책자로 만들어 정릉도서관에 비치할 것이며, 비치된 책은 정릉도서관 근처 모든 주민들에게 활용될 것입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하고는 싶지만 사용하는 방법을 몰라 쓰지 못했던 분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셋째, 지역사회의 문제점인 ‘정보격차’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는 프로젝트가 될 것 입니다. 먼저 ‘스마트폰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의 정보소외계층인 노년층들의 삶 속에 스마트폰이 활용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그들이 더 배우고자 하는 부분을 조사해, 스마트폰을 통한 정보 습득과 정보 욕구 해결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넷째, 지역주민들의 도서관이용을 활성화시키는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먼저, ‘스마트폰 교육’ 교육과정에 도서관 어플리케이션 이용 방법에 대한 부분을 넣어 도서관을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이용하게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교육 현장 그 자체는, 도서관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인식을 전환시켜 도서관이용을 활성화시키는 힘이 될 것입니다. 스마트폰 교육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도서관이 책을 보러 가는 공간만이 아닌, ‘교육’, ‘관계 형성’, ‘소통’의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도서관 이용을 장려하는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릉도서관
서울특별시 성북구 정릉로 239
(지번 서울특별시 성북구 정릉동 966-1)
전화번호 02-2038-9928
http://jn.sblib.seou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