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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사람책 도서관에서 사람책을 빌려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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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ie
2018년 6월 25일

ⓒ성북마을기자단 김지연

오전 9시 50분. 아리랑 시네센터 2층에 위치한 성북마을 미디어 지원센터는 라디오 방송 준비가 한창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관계로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스튜디오 안의 카메라가 DJ와 게스트를 잘 비추고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자막과 음향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최종 점검을 한다. “준비되시면 사인 주시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나지막이 헤드폰 너머로 들리는 PD의 목소리에 스튜디오 안 DJ 들은 마이크 앞에서 목을 가다듬으며 게스트와 눈빛 교환 후, 대본을 훑으며 곧 시작 될 방송을 준비한다.
정각 10시.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시그널이 흘러 나오고 DJ 의 멘트를 시작으로 성북 사람책 도서관 팟캐스트는 한 권의 ‘사람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다.

사람책 도서관은 휴먼 라이브러리라는 이름으로 2000년, 덴마크에서 열린 한 뮤직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이후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으며 한국에는 2010년 국회도서관이 휴먼 라이브러리 행사를 개최하면서 알려졌다.(트렌드 지식사전 2 (저자 김환표) 참고) 관련 지식을 가진 사람이 독자와 일대일 혹은 다대일로 만나 정보를 전해주는 도서관인 사람책 도서관은, 독자들이 책 대신 사람을 일정시간 빌려,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그 사람의 경험과 생각을 직접 읽을 수 있다. 궁금한 점을 바로 물어볼 수 있다는 것도 사람책 도서관의 장점이다.
성북 사람책 도서관은 2012년, 오프라인 중심의 사람책을 만나 대화하는 방식으로 처음 시작 되었다. 2016년부터 온라인 팟캐스트로 플랫폼을 변경하여 올해 벌써 3년 차에 접어들었다. 2017년 10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 휴먼 라이브러리 심포지엄에 따르면 전국 16개의 휴먼 라이브러리 운영기관 중 팟캐스트로 사람책 도서관을 진행하는 기관은 성북구가 유일하다.(2017년 10월 26일 기준) 올해는 마을의 이야기 뿐 아니라 편견극복이라는 주제가 더해져, 다양한 관계 속 어울림으로 편견을 극복하며 마을이 만들어지는 컨셉으로 더욱 풍성하게 꾸려지고 있다. 좀 더 자세한 성북 사람책 도서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성북문화재단 도서관본부 도서관 기획팀의 정은서 사서를 만나보았다.

ⓒ성북마을기자단 김지연

– 현재 사람책 도서관과 함께 하고 계신데, 언제 시작 하시게 되었고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나요?
-저는 작년에 성북구 한책읽기(지역주민과 함께 한 권의 책을 선정하고 읽고 토론하는 성북구 대표 독서운동) 와 관련된 일을 하다가, 올해 같은 도서관 기획팀 팀원인 송애영씨와 함께 공동 운영을 맡게 되었습니다. 사람책 도서관의 사람책을 섭외하는 일을 비롯하여 방송에 차질이 없도록 PD와 DJ 관리, 녹음된 음성파일의 편집 및 팟캐스트 업로드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방송은 월, 수, 금요일 오전 10시에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고, 특히 금요일은 편견극복이라는 주제로 북한이탈주민이 DJ로 활동하며 북한이탈주민 관련 주제의 사람책을 모시고 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생방송에 팟캐스트 방식으로 운영을 하고 계신데 청취는 어디서 가능하나요?
성북 사람책도서관은 청취뿐만 아니라 시청도 가능한 보이는 라디오 입니다. 방송일 오전 10시에 성북마을 tv를 통해 생중계 되고, 그 후에 재시청도 가능하며 팟캐스트 플랫폼인 팟빵에서 언제든지 듣거나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사람책 선정 기준이 있나요?
사람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있습니다. 성북구에 살거나 성북구를 기반으로 활동을 하시는 분을 섭외하는데, 사람책을 판단하는 기준은 없습니다. 즉, 이 사람책의 업적이나 인생 이야기가 적합하다, 좋다, 나쁘다 등의 기준이나 판단은 없으니 혹시라도 추천하고 싶은 사람책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건의해 주세요!

– 사람책도서관은 요청에 따라 오프라인으로 만남의 자리가 마련되기도 하는데, 실제로 빌려진 사람책들이 있나요?
2016년에 59번째 사람책으로 나오셨던 아티스트이자 자기실현 퍼실리테이터인 나비다님과 70번째 사람책이셨던 정릉2동 마을 코디네이터이신 최연희님이 제주특별자치구 교육청 소속교사들의 신청으로 만남의 자리가 이루어진 적이 있습니다. 또한 2017년에는 성북 책모꼬지(‘책 읽는 성북, 하나 되는 성북’ 독서 운동을 함께 한 도서관 및 독서회, 지역사회의 여러 단체가 한 해의 성과를 모으고 나누는 성북구 대표 책 축제. 그 해 선정된 한 책을 테마로 한 다채로운 체험 행사, 공연, 전시 프로그램 운영.) 행사 후에 141번째 사람책이셨던 석관드림 PM 이자 2017 의릉문화축제 기획자 이셨던 양정순님과 147번째 사람책이셨던 한책 추진단의 이은숙님, 151번째 사람책이셨던 전통연희학교 공연배우 이신 신경화님과 함께 만남의 자리가 이루어진 적이 있습니다.

– 사람책도서관은 사람을 ‘대여’하는 건데, 혹시 ‘책’이니 만큼 그간의 사람책의 이야기를 실제 책으로도 만드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올해 그동안의 사람책 이야기를 모아 책으로 편집하여 현재 인쇄 중에 있는데요, 곧 배포를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반인 대상이 아닌 사람책으로 나와주신 분들께 소장용으로 드리는 용도로만 제작이 되었어요. 처음 사람책 도서관이 만들어진 취지처럼 개인적으로 ‘대여’하고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읽는게 더 생생하고 재미있지 않을까요?

– 굳이 책으로 읽지 않아도 직접 만나거나 팟캐스트로 언제든지 들을 수가 있네요. 그럼 혹시 사람책도서관을 운영하시면서 재밌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사전인터뷰 하는 것도 재미있고, 방송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다만 가끔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는 하는데요, 생방송인데 DJ가 오지를 않거나 게스트분이 연락두절이거나 하게 되면 손에 절로 땀이 나죠. 그렇지만 지금까지는 초유의 사태로 방송이 아예 펑크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제가 대신 DJ 로 갑자기 투입되서 진행을 한 경우도 있지만, 막상 스튜디오에 앉아보니 그것도 재미있더라구요.

– 사람책도서관을 운영하시면서 힘든 점 보다 재미있으시다는 말을 더 많이 하시는걸 보니 정말 매력있는 방송인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인생을 공유 한다는게 가장 매력적인것 같아요. 보통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람들을 사귀게 되고 알게 되지만 막상 그 사람이 어떤 식으로 살아왔는지, 왜 이런일을 하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알게 되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많이 받는 청취자 피드백 중 하나가, 아는 사람이 사람책으로 나왔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 이 사람에 대해 더 알게 되서 좋았다, 이거든요. 앞으로 성북구의 어떤 매력있는 사람들이 나올지 모르니까 팟캐스트 구독도 해주시고 좋아요도 해주시면서 우리들 모두가 사람책이 되는 그 날까지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고 있었는지 몰랐는데

이렇게 사람책으로 방송을 하기 전

사전인터뷰를 통해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가지고,

또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 정리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고맙다- 라는

피드백을 사람책분들에게 제일 많이 받는것 같아요”

피드백과 관련된 질문을 드렸을 때 상기된 표정으로 말하던 그녀의 얼굴이 인터뷰가 끝나고 돌아나오는 길에 유난히 생각이 났다.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스토리로 인생을 만들어 나가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는데. 어쩌면 막상 그런 경험을 나눌 기회가 거의 없기에 조금은 서로 삭막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건 아닐까? 사람책이라는 이름으로 소개 되어진 사람들은 사실, 길건너 혹은 옆동네의 인사하고 지내는 이웃 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성북구민 모두가 사람책이 되는 그날까지 한 권 한 권 채워가도록 하겠다는 사람책도서관 팟캐스트의 오프닝 멘트처럼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일상이 따뜻한 마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성북마을기자단 김지연

사람책도서관 팟캐스트 : http://www.podbbang.com/ch/11817
성북마을tv 보이는라디오 : http://www.ustream.tv/recorded/115694891
성북구립도서관 홈페이지 : http://www.sblib.seoul.kr\
성북구립도서관 블로그 : http://sblib.tistory.com
성북구립도서관 페이스북 : http://www.facebook.com/sblib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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