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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쿵짝쿵짝 음악과 함께하는 동네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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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마을
2018년 8월 28일

쿵짝쿵짝 음악과 함께하는 동네장터, 미아리고개 일대 마을장터 ‘고개장’에 가다

ⓒ 성북마을기자단 천진희

초저녁인데도 한낮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아 후끈한 한여름에 특별한 야시장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미아리고개 마을 장터 ‘고개장’에 다녀왔다.

ⓒ 성북마을기자단 천진희

장터 초입, 대여섯 명의 젊은이들이 의자에 앉더니 악기조율을 시작한다. 마치 학생처럼 보이는 앳된 여성 보컬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이내 노래로 동네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젊은 음악가들의 음악 소리와 함께 활기차게 아나바다 장터 구경을 시작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아 환하지만, 밤새도록 힘들게 전구를 매다는 작업을 해 놓은 것이라 켜두기라도 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고개장 진행요원은 잠시의 휴식을 뒤로하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곧 동그란 불빛이 총총총. 장터 분위기가 한층 정겨워졌다.

ⓒ 성북마을기자단 천진희

장터에는 손수 집에서 만든 비즈 귀걸이와 은목걸이 등의 수공예 액세서리부터 아이들이 입던 옷과 이제는 잘 갖고 놀지 않는 장난감 등이 쏟아져 나왔다. 아나바다 물품뿐만 아니라 장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인 냉커피, 쥐포, 수제 과일청, 빵, 쿠키, 그리고 요즘 흔히 보기 힘든 성냥을 파는 노점까지. 따가운 햇볕을 피해 그늘을 따라 열댓 개의 노점이 차려져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얼굴에 웃음 가득한 젊은 상인들과 지나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춘 손님이 모습들이 눈에 띈다. 손에는 누군가에게 줄 장난감이 들려있다. 곳곳에서 “천원만 빼주세요.”라는 가격흥정도 빠지지 않는다. 판매자는 ‘남는 게 없다’면서도 봉지에 장난감을 담았다. 거래가 성사되는 이 순간, 사고 파는 양쪽 모두의 얼굴에는 만족의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타로점으로 미래를 점치며 지식을 파는 상인과 그 사람의 한마디 한마디를 기억에 새기며 들으려는 듯 진지하게 경청하는 손님, 그리고 한 장에 천 원짜리 쥐포를 오천 원에 석 장은 못 팔겠다며 너스레를 떠는 상인까지 모두 모여 왁자지껄한 장터가 벌어지고 있었다.

ⓒ 성북마을기자단 천진희

장터 끝부분에선 여름 한가운데 펼쳐진 얼음 물놀이장이 있었다. 아이들은 물총을 상대의 얼굴과 몸통에 쏘아대면서 깔깔거리며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커다란 얼음 놀이장 앞에서는 귀여운 꼬마숙녀가 “앗 차가워! 앗 차가워!”하며 물러서다가도 연신 얼음을 양손으로 비비며 재미있어 했다. 물놀이장의 아이들은 연신 물총을 친구들에게 쏘아대기 바빴다.

“다음 차례는 누구니?”

지친 기색이 역력한 이는 옆에서 물놀이를 거들어주는 머리 묶은 젊은 청년 자원봉사자. 물세례의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 얼굴에는 웃음과 장난기가 가득 차 있다. 자기 차례가 온 아이들은 콸콸 쏟아 붇는 물세례를 한껏 즐겼다. 아이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연신 허리를 굽혔다가 폈다가하며 파란 물통에 물 채우기 힘들지만, 자원봉사 청년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한낮의 뜨거움을 살짝 피해 오후 7시부터 개장한 지난 7월 21일 미아리고개 하부 미인도와 그 근방에서 열리는 ‘고개장’의 풍경이다. ‘고개장’은 미아리고개 하부 공간을 새롭게 단장한 미인도를 알리기 위하여 시작한 장터로 2016년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음악과 함께하는 아나바다 장터 ‘고개장’. 한여름을 정면 돌파한 7월에도 어김없이 열렸다.

‘고개장’과 같이 지역에 특색있는 장터를 찾아 이웃을 만나고 왁자지껄한 분위기도 만끽하며 마을살이의 즐거움을 한 번 찾아보자. ‘고개장’은 8월에는 휴식하고 9월 15일부터 다시 활기차게 개장할 예정이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천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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