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차(維歲次), 2018년 10월 13일 종암동 북바위 청포도 문화제 추진위원회 이병한 위원장 외 참례자 일동은 만물을 두루 굽어 살피시는 북바위 산신님께 삼가 고하나이다.”
“북바위 산신님이시여, 저희 종암동을 굽어보시어 종암동 주민 모두가 나날이 발전하게 하시고 오늘 북바위 청포도 문화제에 참여하는 모든 주민들을 안전하게 하시며 즐겁게 함께 하는 자리가 되게 하시옵소서.”
고려대학교 뒷산에 북처럼 생긴 커다란 바위가 있어 이를 ‘북바위’라고 불렀고 이에 따라 북바위가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종암(鍾岩)동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북바위 유래비 앞에서 이병한 종암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주민화합과 제7회 북바위 청포도 문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축문을 낭독하였다. 종암동 주민센터를 출발점으로 하여 북바위 유래비에서 안산고개를 거쳐 행사장인 서울사범대학교부설중학교에 이르기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생 사물놀이패의 신명나는 악기소리가 하늘높이 솟아올랐다. 우리 가락이 함께한 길놀이는 종암동의 역사, 문화, 예술이 공존하는 마을의 매력을 더하며 지나가는 지역 주민들에게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였다.
종암동의 ‘북바위 청포도 문화제’에는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주민자치회 나영창 기획분과위원장 외 2명의 전통 무예 시범, 국민대학교 및 서울사대부고 댄스동아리의 공연, 민요교실의 구성진 가락, 어린이 밸리댄스팀의 귀엽고 화려한 춤사위가 식전행사로 펼쳐졌다. 볼거리가 넘치는 즐거운 행사에 체험 부스 또한 빠질 수 없었다. 종암중학교 과학 동아리의 3D펜, ‘함께 만드는 옥상 공방’의 목공예, 냅킨아트, ‘모여라! 꿈끼 창작단’의 팔찌 만들기를 비롯한 다양한 체험부스 앞은 주민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또한 자원봉사 캠프의 아나바다 장터, 공정무역 홍보 부스 등은 현명한 소비의 가치를 일깨우는데 보탬이 되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나눔 이웃의 샌드위치, 닭강정, 츄러스는 모두에게 인기가 좋았고 새마을 부녀회가 3일 동안 푹 삶아 낸 소머리 국밥은 너도 나도 둘러앉아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우리들의 모습을 닮아 있었다.
“깊어가는 가을밤, 북바위 청포도 문화제를 통하여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를 바라며 행복하고 감동이 있는 좋은 시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병한 주민자치위원장의 개막사가 울려 퍼졌다. 뒤이은 축제의 진행은 이 곳 종암동에서 나고 자란 개그맨 이광섭 님이 맡았다. “개운산이 우리 마을을 포근히 감싸 안고 있고 정릉천이 우리 마을 앞에서 흐르고 있는, 주민 간 소통과 화합이 잘되는 살기 좋은 마을, 종암동입니다” 그의 수려한 말솜씨는 북바위 청포도 문화제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축제의 1부는 기념식과 함께 지난 10월 6일 개최한 관내 초등학생 및 중학생 글짓기 및 그림그리기 대회 우수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성실하고 모범적인 관내 청소년 20여 명에게 종암동 자율 방범대, 북바위 번영회, 최필금 장학회, 종암 장학회에서 장학금과 장학증서를 수여하였다. 청포도 문화제 2부는 마을 주민과 초청 가수 등을 포함한 11개 팀의 다양한 공연으로 꾸며졌다. 민족시인 이육사의 시 ‘청포도’, ‘절정’, ‘황혼’을 주민자치회관 김수미 강사와 수강생들이 낭독하기 시작하였다. 난타 퍼포먼스를 보여준 비트홀릭, 어르신 중창단, 이육사의 시를 노래로 부르는 빈티지프랜키밴드, 종암동 주민인 트로트가수 구나운 등의 무대가 이어지면서 축제의 열기는 점점 고조되어갔다.
종암동 북바위 청포도 문화제는 종암동의 상징인 북바위와 일제 강점기 민족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이육사 시인이 거주했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마을이다. 종암동은 이러한 문화유산을 기리는 마음에서 북바위 축제를 시작하였고, 이곳의 역사를 나누고 그 문화와 전통을 계승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이한 종암동 북바위 청포도 문화제 <육사 품은 북바위>의 내년이 기다려지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강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