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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서울 단풍길 93선 중 하나인 성북구 안감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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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마을
2019년 11월 29일

짧아서 더 아쉬운 가을. 겨울의 문턱에 접어들기 시작하니, 막바지 단풍이 더 그윽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봄의 벚꽃보다 다채롭고 화려한 2019년의 가을 단풍길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날을 잡아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됐다. 각 도시는 그럴싸한 단풍 길을 지니고 있고, 서울시는 이를 ‘서울 단풍길 93선’이란 주제로 소개하고 있었다. 성북구의 단풍길로 소개된 ‘안감내길’이 눈에 들어왔다. 성북천 옆 보도를 따라 은행나무가 2열로 식재되어 있어 아름다운 단풍과 낙엽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문득 안감내길이란 지명이 낯설었다. 안감내길은 1984년 11월 7일 서울특별시공고 제673호에 의해 처음 안감내길이라 이름 붙여졌으며, 이 길을 따라 흐르는 안암천(성북천)의 옛 이름인 안감내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안내감길은 안암동의 서쪽 끝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1,670m, 너비 15m의 2차선 도로다. 성북구 안암동 41-37번지의 대광초등학교에서 성북구청 뒤를 지나 동소문동5가 76번지의 돈암사거리에 이르는 길이다.

햇살이 좋은 늦가을 오후에 성북구청을 기점으로 출발, 안내감길로 향했다. 성북천을 끼고 안내감길로 향하는 도로엔 아직 다 떨어지지 않은 예쁜 노란색의 은행잎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 넓지 않은 인도에 촘촘하게 늘어선 은행나무의 행렬은 기분 따뜻해지는 풍경이었다. 낙엽이 된 은행잎을 살포시 밟고 걷는 것도 이 가을에만 접할 수 있는 색다른 혜택과 같았다.

성북구청 주위의 바람마당교를 지나 보문2교와 용문교에 다다르니 더 풍성한 가을 단풍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보문 3교를 지난 후 볼 수 있는 범바위어린이공원에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엄마들의 모습도 보였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놀 수 있는 환경이 새삼 고마운 일처럼 느껴졌다.

안감내길에서 다시 성북구청으로 돌아오는 길엔 성북천을 끼고 걷기 시작했다. 늦가을 오후의 성북천변에는 본격적인 산책을 위해 나온 주민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반려견과 함께 나온 사람들, 그리고 자전거로 라이딩을 하거나 친구들과 혹은 혼자 길을 걸으며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도심의 가을을 만끽하고 있었다.

성북천을 걷다보면 도심 속에 터를 잡고 있는 서너 마리의 오리도 발견 할 수 있다. 소리로 존재를 알린 오리들은 유유히 물 위를 가로지르며 평화로운 모습을 보였는데,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불리는 시간이 지나자 성북천을 비추는 가로등이 하나 둘 불을 밝히며, 더 그럴싸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안감내길은 장점은 보기 좋은 단풍 뿐 아니다. 주변에 성신여대가 있어, 조금만 걸으면 골목골목 숨은 맛 집을 발견할 수 있다. 출출하다면 배를 채운 후, 소화를 시키며 걸어도 좋고,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 신나게 맛집 탐방을 시작해도 좋다.

이제 끄트머리에 접어든 가을. 단풍구경을 가고 싶지만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집을 나서라고 말하고 싶다. 성북구에는 안감내길 뿐 아니라 개운산 산책로 단풍길도 유명하다. 그곳에는 은행나무 뿐 아니라 형형색색으로 물든 가을 단풍나무를 볼 수 있다. 성북구의회를 지나 생태체험관, 마로니에 마당을 가로지르는 코스다.

언제 걸어도 좋은 길이 있지만, 가을에 걷는 길은 더 매력적인 풍경을 지니고 있다. 서울의 단풍길은 우리에게 친숙한 느티나무, 은행나무, 왕벚나무 등과 수형이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 등으로 수량은 약 6만 여주에 이른다고 한다.

주위에서 가까운 단풍길을 찾고 싶다면 다 방법이 있다. 스마트서울맵은 지도 위에 아이콘으로 단풍길 위치를 표시한다. 아이콘을 누르면 위치와 주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지도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가을단풍길을 검색하면 단풍길 위치와 주변 정보 등을 표시해 이동하기에 편하다.

서울 단풍길은 작년에 선정된 90개 노선에서 올해 3개 노선이 추가됐다고 한다. 물을 따라 걷는 단풍길, 공원과 함께 만나는 단풍길, 산책길에서 만나는 단풍길, 나들이하기 좋은 단풍기, 예쁜 공방이나 화랑도 구경하고, 맛집을 즐기기 좋은 단풍길과 가족 나들이코스로 제격인 장소가 테마별로 소개되고 있느니 골라서 가면 된다.

굳이 먼 곳으로 떠나지 않아도 된다. 가까운 단풍길을 걸으며 힐링해 보자. 늦가을의 정취 속에서 근사한 추억하나를 만들어 보는 거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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