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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서울 경전철 우이신설선을 따라 문화가 꽃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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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마을
2020년 9월 29일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조차 조심스럽고 국공립 실내 미술관이나 전시관은 툭하면 휴관이다. 우리들의 마음 속에도 삭막함이 자리하는 2020년의 봄과 여름이었다.

그래도 경전철을 타러 갈 때면 우이신설선 지하철 역에 걸린 작품들이 마치 미술관에라도 간 듯, 우리의 감성을 어루만져 주고 있었다. 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는 우이신설선 13개 역사에 상업 광고를 배제하고 양질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전시함으로, 시민들의 일상에 활기와 긍정적 환기를 더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이신설선은 북한산우이역에서부터 성북구를 관통하여 동대문구 신설동까지 향해 가는 경전철로 성북구에는 북한산보국문역, 정릉역, 성신여대입구역, 보문역 네 개의 역이 있다. 지난 2020년 상반기를 거쳐 9월까지 이 네 곳의 역에서 열린 전시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먼저 성북구 보문동에 위치한 보문역과 성북구 동선동에 위치한 성신여대입구역은 동대문구에 있는 신설동역과 함께 [만개 : UI BLOSSOM]전시 ‘꽃, 피어나는 희망을 말하다’라는 주제전이 진행됐다.

참여 작가는 구본창, 채병록, 미켈레 데 안드레이스(Michele De Andreis), 라익스미술관, 크리스트자나 윌리엄스(Kristjana S. Williams)이며, 여미영 큐레이터도 함께했다.

이 전시는 코로나19 시대에 꽃을 상징으로 국내외 작가들이 보내는 용기와 희망의 연대를 담고 있다고 한다. 연약해 보이지만 어떠한 역경에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에 담긴 자연의 섭리를 성찰하며 위로와 희망을 나누는 한편, 우이신설문화예술철도가 시민의 일상을 속 문화예술 플랫폼으로서 뿌리내리고 성장해 삶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의미 역시 담았다.

신설동역에서는 <기원-HOPE>, 보문역에서는 <영원-ETERNITY> 성신여대입구역에서는 <환희-JUBILIANCE> 이렇게 3부작 전시가 열렸는데 그 중 특히 보문역과 성신여대입구 역에서 열린 전시를 소개해 볼까 한다.

전시 소개 내용은 홈페이지 우이신설 문화철도 (http://www.uiartline.com/)내용을 참고 혹은 발췌했다.

먼저 보문역의 <영원-ETERNITY> 작품은 아마란스라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기록된 영원히 시들지 않는 전설의 꽃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되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활동하는 패션 포토그래퍼 미켈레 데 안드레이스는 휴머니즘을 반영한 꽃의 연작, 물감과 꽃이 서로 순화하고 변화하는 이미지를 형상화한 작품을 통해 예술과 휴머니즘의 영원함을 나누고자 했다.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실에는 네덜란드 라익스 미술관이 소장한 17-19세기 식물화 24점도 전시되어 있는데, 그림 속에 담긴 꽃은 세계의 원리를 담은 소우주로서 섬세하게 묘사되었으며 작은 꽃 스케치에서 시작하여 완성된 수채화로 점진적 배치로 구성되었다. 수 세기의 역사와 2020년 현재를 잇는 꽃의 연대기를 통해 그 속에 담긴 열정의 영원성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다고 한다.

성신여대입구역에는 세 개의 전시가 있다. 주제전인 만 개의 연결로 보문역에 이어 전시된 <환희-JUBILIANCE>는 사람들의 앞날을 축복하고, 우이신설문화예술철도의 발전을 기원하는 크리스트자나 윌리암스의 작품이 설치됐다. 작가는 이 전시를 위해 특별한 작품을 제작했는데, 개찰구에 설치된 ‘서쪽의 미스김’, ’동쪽의 미스김’이다. 작가 스튜디오에서 스텝으로 일하는 청년 디자이너 김수형을 모델로 했으며, 이 역을 지나는 2개 노선을 상징한다. 또한 서양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인 그녀를 매개로, 한국 모든 청춘의 꿈이 동서양을 넘어 찬란히 펼쳐지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또다른 그의 작품 ‘야자로의 여행’은 ‘야자로의 통근’이라는 부제를 담고 있으며 대중교통 속 평범한 일상을 통해 문화예술을 여행하는 공간의 의미를 담았다.

두 번째로 소개할 전시는 성신여대입구역 쉼터 ㅇㅇㅅㅅ공간이다. 2019년 12월 13일부터 2021년 12월 12일까지 전시된다. 이 작품의 작가는 길종상가로, 회색 빛 환승 통로에서 잠깐 걸음을 멈춰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쉼터 공간으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원색의 입체적인 구조물은 한글 자음 ㅇ과 ㅅ으로 이루어진 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의 새로운 로고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ㅅ모양에서 온 삼각형 파이프 구조는 사람들을 맞이하는 문이다. 이 문을 지나면 ㅇㅅ의자를 만날 수 있다. ㅇ에서 나온 의자는 바닥의 방향을 바꿔서 좌우로 움직이는 흔들의자가 되고, ㅅ에서 나온 긴 벤치는 친구들과 함께 앉아 이야기 나누기 좋다. 철판으로 만들어진 ㅅ은 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의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거치대이며, ㅇㅇㅅㅅ게시판은 여러 글자와 표정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아크릴 자석 블록이 있고, 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 소식을 만날 볼 수 있는 전시 및 행사 포스터도 붙어 있다. 성신여대입구역 한켠에 마련된 공간으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ㅇㅇㅅㅅ공간에 잠깐 머물면서 ㅇㅅ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블록으로 원하는 글자도 만들어보며, 잠시나마 즐거운 여정을 이어갈 수 있다.

또한 강은혜 작가의 <커넥션 Connection>은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선들로 지하철 노선이 서로 교차하는 모습과 열차의 속도감을 시각화했다. 전면에 설치된 거울은 좁고 긴 지하철 통로의 깊이감과 공간감을 극대화하며, 이동객이자 관람객이 함께 존재함으로써 작품이 완성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시 공간이 될 역사 자체에 이미 존재하는 격자무늬를 활용해, 4호선과 우이신설선 두 개의 노선이 교차하는 성신여대입구 환승역의 특징을 강조했으며,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나가는 통로이므로, 관람자의 시점이 계속해서 바뀐다는 점에 착안했다. 정면의 벽에는 거울 아크릴 혹은 미러 시트지를 부착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관람자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점점 가까워지고, 작품 속에 함께 존재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시민들이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또한 실용적이기도 하다.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정릉역은 오픈전 아다지에토가 열렸다. 아다지에토는 악보에서 ‘천천히, 매우 느리게’를 뜻하는 아다지오(adagio)보다 조금 빠르게 연주하라는 의미이다. 이번 전시에 작가로 참여한 광고기획자 유대얼은 활동하며 출간한 사진집 ‘아다지에토’의 사진 작품들을 활용하여, 여행지 속의 따뜻한 일상을 담은 전시를 시민들과 함께했다. 작가의 시선으로 본 ‘느림’의 순간들을 통해 바쁘게 움직이는 일상 속에서 느긋한 여유, 낯선 곳에 온 설렘, 그리고 행복을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지금, 유대얼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조금이나마 여행의 설렘을 대리만족하는 시간이 된다.

역시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북한산 보국문역은 협력전 우이신설X코스믹그린전이 진행됐다. 이번 전시는 ‘식물과 함께하는 가장 건강한 방식’을 연구하는 청년 스타트업 코스믹그린과 함께했다. 코스믹그린은 이번 전시에서 김혜인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식물과 사람 사이, 그리고 공간을 탐구했다. 일상적으로 무심코 지나쳐온 식물을 새롭게 마주하여 그 근원부터 색, 독특한 매력을 발견하는 경험을 선사했다.

스타트업 코스믹그린은 ‘식물과 함께하는 가장 건강한 방식’을 연구하는 청년 스타트업이다. 바쁜 일상 속 시든 식물을 보며 슬퍼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 창업한 이후, 식물을 사랑하는 식물 연구진과 전문 가드너, 식물 마니아들이 모여 다양한 식물 정보와 제품을 책임지는 회사로 성장해왔다. 또한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식물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소중한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유익한 콘텐츠와 건강한 식물, 그리고 똑똑한 제품을 소개해 나가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식물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소중한 경험으로 오랜 시간 추억되도록, 식물을 그리고 담으며, 식물과 가까워질 수 있는 식물에 대한 정보를 다듬어나갈 것이다.

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는 작가, 기획자, 큐레이터, 학생, 일반 시민 누구나 본인의 콘텐츠를 전시할 수 있다. 또한 실력 있는 신진 작가와 참신한 청년 스타트업을 발굴하여 협력전을 통해 전시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신청된 전시 콘텐츠는 내부 심의를 거쳐 전시하게 된다. 비용은 게시 실비 부담, 게시 기간은 최소 1개월~최대 3개월까지, 매체종류는 와이드 칼라, 레일형 포스터, 벽면시트, 열차내부차량모서리, 역사내벽면시트(별도문의) 등이고 신청방법 및 프로세스는 홈페이지에 안내되어있다.

또한 광고신청도 받고 있는데 신청대상은 문화예술행사 (공연, 전시, 축제 등), 문화예술 관련 공간 등으로 매체종류는 와이드칼라 5개, 레일형 포스터 14개, 차량 모서리 광고 160개, 차량랩핑(*차량랩핑 광고를 신청하실 분은 공식메일로 문의 uiartline@gmail.com)이며 게시기간은 1개월 이상 매월 신청 기간 중 신청 가능하며 , 최대 3개월간 유지 가능하다.

심사기준은 <문화예술 관련 내용이 맞는가? 로고 배치 등이 디자인 가이드에 부합하는가? 날짜, 공간, 위치정보, 약도 등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가독성이 좋은가? 디자인의 퀄리티가 적절한가? 다른 콘텐츠와 비교하여 어우러지는가? 시민들이 즐기기에 적합한 내용인가?> 등으로 자세한 가이드라인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박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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