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대문으로 들어가 넓은 흙마당을 지나면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성북예향재 사랑채의 문이 열린다. 누마루에 설치되어 있는 장식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은은하게 표현해내는 색색의 모빌이 공중에 매달려 있고, 창밖의 풍경과 어우러져 쉼을 선물한다. 전통 옷감을 직접 손바느질로 한 땀 한 땀 정성들여서 만들어가는 과정은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공예작품으로 탄생한다. 집 안 인테리어로 설치하면 분위기 있게 연출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감동을 전하기에 충분한 정성스러운 선물이 된다.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따라, 천의 질감에 따라, 느낌도 색도 다르게 다가온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으로 기품 있는 전통미에 현대적인 느낌이 담긴다. 전통 취미인 바느질을 통해 작품 활동과 주민 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활동하는 주민모임 꿈예랑이 진행 중인 우리 옷감으로 만든 모빌을 마주한 순간이다.
꿈예랑 회원들이 성북구 마을만들기 공모사업 중 씨앗기인 이웃만들기로 ‘규방, 그 안을 보다’를 제안하여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전통직물로 만드는 조각보액자 만들기를 진행했고, 한옥에서 차와 함께하는 전통문화소품 만들기로 우리 옷감으로 만드는 모빌과 삼베로 만드는 티매트 만들기를 주말체험으로 준비했다. 7월 3회차, 8월 4회차로 진행되고 있으며, 8월 20일(토)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았다. 한옥 체험공간에서 전통 옷감을 가위로 자르고, 손바느질을 시작하는 주민의 손길에는 예술의 향기가 가득했다.
꿈예랑은 바느질과 자수를 통해 작품을 만들고, 전시 활동과 판매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성북구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재능이 있는 주민들이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모였다고 한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지역사회에 봉사로 이어나갈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모임에 관심이 있거나 뜻을 함께 하고 싶은 주민들이라면 누구나 환영한다고 했다.
꿈예랑이 참여하고 있는 성북구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의 한 부문인 이웃만들기는 주민들이 모임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처음 단계이다. 성북구는 마을 활동의 중요성과 가치를 깨닫고 마을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으로 활동을 지원한다. 주민들 스스로 시작하는 마을만들기 활동을 장려하기 위함으로 주민들이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웃만들기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은 같은 동 거주 활동(재학, 재직) 중인 3인 이상의 주민 모임이나 단체여야 한다. 더불어 마을만들기 공모사업과 주민 참여 지원 사업의 활동 경험이 없는 신규모임이어야 공모사업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사업내용으로 마을, 복지, 문화, 환경 등 다양한 영역의 일상적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소모임 활동이면 된다. 생활환경문제를 해결하고, 마을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펼치는 일련의 활동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관심이 있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공모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매년 초 성북구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특히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마을공동체의 다섯 가지 특징을 가지고 활동해야 한다. 주민이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자발성, 공동체의 문을 열어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개방성,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일반 사회구성원 전체에 두루 관련되는 성질의 공공성, 필요한 것이 있으면 서로 주고받는 관계로 주민들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호혜성을 추구하면 된다. 주민이 모여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공동체를 통해 해결하고, 나아가 주민 네트워크를 형성하기까지 이어지는 과정이다. 작은 씨앗 하나로 싹이 트는 것처럼 꿈예랑 회원들과 주민들의 힘이 모아져 지속가능한 내일을 만들어가는 희망찬 발걸음을 응원한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7기 김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