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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공간스케치] 제11탄 이런 동네 산다우~ 이런 기회 흔치 않아, 흔치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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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마을
2023년 8월 28일

“히히살롱이 무더위를 날려드립니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여름, 도서관에서 발견한 수박 그림의 시원한 포스터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름이라면 누구나 ‘방학’을 떠올릴 텐데요, ‘방학’하면 ‘시골 할머니집’, 시골 할머니집 가는 길에 있던 수박밭 ‘원두막’이라는 상상이 펼쳐지는 것은 우리 모두의 어린 시절 추억과 로망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겠죠.

도서관 원두막은 어떤 모습일까요? 제가 참여하고 있기도 한 성북정보도서관 네트워크 ‘히히살롱’이 오랜 기간 함께 고민하고 기획해 동네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고 즐기는, 마치 뜨거운 여름날의 쉼터 같은 곳으로, <2023 여름, 도서관은 원두막>이란 이름으로 성북정보도서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조용할 것만 같았던 도서관이 이날만큼은 시끌벅적하고 활기에 가득 찼으며 지역의 복지관과 활동가들이 모두 만나 함께하는 모습에 도서관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린아이부터 70대 노인까지, 남녀노소 모두 어우러져 함께 만들어 간 즐거운 추억 하나하나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성북정보도서관 문이 활짝 열리고, 꼬마 손님들이 어린이집 선생님, 엄마 아빠, 할머니 손을 잡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들어왔습니다. 도서관 로비에는 ‘히히살롱’ 참여 기관들의 개성과 장점을 살린 체험부스가 줄지어 있고, 도서관 구석구석에서는 원데이 클래스가 운영되며 북적북적 기분 좋은 소란스러움이 가득했습니다.

성북노인종합복지관 <지역사회 정보 톡톡> 부스에서는 통신 서비스와 관련된 노년층 맞춤 가이드북을 나눠 주며 통신서비스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보이스 피싱 같은 통신 피해 예방법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성북장애인복지관 <장애 바로 알기 캠페인> 부스에서는 안대와 흰 지팡이를 이용해 시각장애체험을 도와주고, 한글 점자 스티커 만들기를 통해 아직은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 우리 사회의 많은 관심과 의지가 필요함을 전달했습니다.

 

월곡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한 <월곡 복지관이랑 같이 놀자!> 부스는 오븐에 구워 완성하는 슈링클스 열쇠고리와 도안을 따라 그려 색칠하는 알록달록 부채 만들기를 진행했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집중해서 그림 그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마음 충전_마가렛타(마음 가는 대로 렛츠 타로)>를 진행했습니다. 비교적 젊은 청년과 중년 세대가 사전 예약 후 타로를 배우고 싶다고 방문했는데, 타로 마스터에게 카드 읽는 법을 배운 후 참가자들이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소통하는 시간을 보내는 거 같아 멀리서 마음으로나마 파이팅이라고 응원을 보냈습니다.

상월곡실버복지센터 <웰 에이징 & 제로웨이스트 체험>은 에코 드로잉이라는 낯선 단어에 끌려 체험 부스 의자에 앉아 설명을 들어보니, 사용 기한이 지나 쓸 수 없는 색조 화장품으로 도안에 색칠하는 이색 체험이었습니다. 오래되어 버려질 뻔한 폐화장품이 나만의 그림을 예쁘게 색칠할 물감으로 탈바꿈되다니,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바른 먹거리로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회적기업 엘마드레의 <대단한 참외씨: 어린이 요리체험>은 <대단한 참외씨> 동화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 어린이 친구들이 나란히 앉아 노란 참외로 돛단배를 만들고 각종 별 모양, 하트 모양 과일을 돛단배에 담아 뱃놀이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2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빈스앤타임 <완벽한 커피> 핸드 드립 & 아포카토 만들기 체험은 사전에 인기가 많아 빠르게 마감되었다고 합니다. 뜨거운 관심 속에서 시작된 수업에선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설레는 표정을 하고 앉아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저울로 로스팅된 원두를 갈고, 적정량을 다시 저울에 올리고, 92도 온도를 맞춘 주전자 물을 적당한 높이에서 한 바퀴 돌릴 때마다 신선한 거품이 피어올랐는데요, 완벽한 커피를 위한 완벽한 공식 덕분에 도서관에는 은은한 커피향이 퍼져나갔습니다.

북스타트 활동가 <도서관에서 전래놀이 한 판!>은 초등학교 1~2학년 어린이들과 고누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짝을 지어 가위바위보 하고 어디로 이동할까 골똘히 고민한 어린이들이 요리조리 말을 옮기는 모습에 저까지 함박웃음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2층 다락방은 월곡2동 송통장님의 <수세미 뜨개방>으로 탈바꿈되었습니다. 내 손으로 뜨개질 하여 친환경 수세미를 만들어 보겠다는 열의로 가득 찬 뜨개방에서는 약속된 두 시간이 훌쩍 넘어가서 시간이 모자랐다는 애로사항을 뒤풀이 시간에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아쉽지만 2층 세미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성북청년시민회의 <원두막 공론장(혼자 살아도 안전한 마을)>은 평일 낮이다 보니 사전 등록 여건이 여의치 않아 9월 21일 저녁 시간으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1인 가구 증가세는 계속해서 가팔라질 거라 예상되는데요,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될 점을 찾아보는 끝장 토론이 펼쳐지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저도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주제이기에 참여자로 토론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우리 동네 자원을 한자리에서 알게 되고 체험해 보니 “이런 기회 흔치 않아~ 이런 기회 흔치 않고 이런 기분도 흔치 않아~”라는 콧노래가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습니다. 내년에 더욱더 알찬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도서관은 원두막’ 행사가 벌써 기대되고 기다려집니다.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조우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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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우리의 문제를 협동으로 해결하는 함께 사는 성북마을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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