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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장수마을] 장수마을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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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은
2014년 8월 4일

7월 31일 업무의 일환으로 장수마을 탐방에 다녀온 후 쓴 글입니다.

장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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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벽 외각의 끝자락에 위치해있어 올라오기 힘든 이 마을에,

서울이라는 대도시 속에 속해있는 이 마을에, 도시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정적이 흐르는 동네는 아니었다

마을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나를 반겨준 것은 마을 정자에서 수다를 떨고계신 할머니들의 웃음소리였다.

마을 곳곳마다 사람들의 흔적이 느껴졌고, 저 멀리 익숙한 서울의 모습이 보였다.

20140731_135005.jpg


장수마을은 낡은 마을이었다.
‘장수마을’이라는 재정비계획 아래, 마을의 많은 공간들이 깨끗하고, 말끔하게 재정비 되었지만
그렇다고 마을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
장수마을은 분명 낡았다.

마을 곳곳에는 문명의 흔적이 아닌, 사람들의 흔적이 있었다.
현대의 화려한 기교가 아닌, 사람들의 수수한 손맛이 두둑히 쌓여있었다.

계단 전경.jpg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며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포장하기위해 비싼 옷을 두르고, 고급스런 차를 탄다.

때론 늙음 자체를 부정하기위해 과감히 성형수술을 하기도 하고..

내가 여태까지 봐왔던 서울의 모습은 그랬다.


계단.jpg


그러나 장수마을은, 늙음을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필요한 최소한의 치장만을 하고, ‘늙음’을 오히려 더 부각시키기위한 화장을 한 느낌이었다.

마을 전체에 ‘세월’이라는 재료가 두둑히 쌓여있는 모습을 보다보면 장수마을은

‘늙어가는’ 것은 안타깝고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라는 말을 하고싶은 것 같았다.


사랑방 입구.jpg


마을의 사랑방에서도 할머니들의 수다는 끊이지 않았다.

공예교실 선생님이 오시고, 수업을 시작하시자 어느새 사랑방은 조용해졌다.


공예교실 포스터.jpg


친구들과 있을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시끌벅적 수다를 떨다, 수업이 시작되고

반지, 목걸이 만들기에 열정을 다하시는 모습들을 보니, 학교에 다니는 어린 학생들과 다를게 없었다.

모두들 너무나 즐거워 보이셨다.


반지들.jpg


마을에는 마을의 순간들을 기억하는 마을 박물관이 있었다.


마을박물관.jpg


훗날 행여 장수마을이 사라진다 하더라도, 장수마을의 모습들이 영원히 간직될 뜻깊은 곳이었다.

시간이 안맞아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장수마을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시골’이었다.

문명의 찬란함보다, 사람의 정감있는 활기가 더 넘치는, 현대의 사람들이 항상 그리워하는 그런 ‘시골’이었다.

장수마을의 아래로 보이는 도시적인 마을들을 보며, 서울이라는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곳에 살고있는 느낌이 들었고

포근한, 내려가기 싫은 느낌을 받았다.

장수마을은, 서울의 실패한 다른 전통마을처럼, 상업화되고 변질되어 본래의 마을 가치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을박물관 이정표.jpg


성북구청 사회적경제과 대학생인턴

전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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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은님은 성북마을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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