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관으로 2012년 7월 11일(수)부터 13일(금)까지 3일에 걸쳐 서울시 마을공동체 실무 담당자 대상, 「2012년 전문교육과정 마을공동체 실무과정」에 참가하였습니다.
아직 공무원교육은 생소한지라 서울특별시 인재개발원이란 곳은 처음 가봤는데, 산 속에 둘러싸여 도망도 못가는 환경이더라구요. ^^
서울시 마을공동체 업무와 관련된 담당을 맡게 되어 왔다는 사람부터 업무 연관성은 없지만 요즘 대세인 ‘마을공동체’를 배우러 왔다는 사람까지 교육 욕구는 다양했고, 앞으로 3일간 어떤 교육이 펼쳐질까 설레는 마음으로 교육에 임했습니다.
첫째날
우선 첫 강의는 동국대학교 행정학과 심익섭 교수가 「행정관리의 패러다임 변화와 고객관리」라는 주제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심익섭 교수는 현재 읍면동 행정연계작업을 같이 하며 읍면동 주민자치센터가 제도의 변화와 마을사업과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특히 21세기는 전세계적인 화두가 “글로벌리더국가”라 역설하며, 글로벌리더국가로 발전하려면 권위 중심에서 네트워크 중심으로, ‘경쟁민주주의’에서 ‘협의민주주의’로, ‘거버넌스와 지식정보사회적 사고’,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해야 하고, 정책도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요즘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국가건설을 연구하며 지방자치의 뿌리와 글로벌 리더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다시 로마제국에서 지방자치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하였어요. 어떻게 국가가 만들어졌고, 1000년이 유지됐고, 무엇 때문에 망하는지… 말씀을 듣고는 2권까지 읽고 포기했던 ‘로마인이야기’를 언제 다시금 읽어야겠다는 의욕이 꿈틀거리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시간으로, 서울시 마을공동체담당관인 김낙준 과장이 「마을지향행정과 마을공동체」라는 주제로, 왜 마을공동체인지, 다양한 마을사례를 보여주며 설명하였습니다.
세 번째 시간엔 풀뿌리자치연구소 이호 소장이 「주민자치 활성화」라는 주제로, 주민자치와 주체로서의 주민, 주민자치협력사례 등 다양한 말씀 해주셨고요. 마을공동체에서 중요한 것은 동네 한바퀴든, 지역조사 든 간에 주민들이 스스로 이야기 하도록 해야 하고, 주민들에게 조사된 것을 설득하려 하는 순간, 비록 그것이 주민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주민들은 그것을 자신이 실천해야 할 것이라기 보다는 그것을 설득하고 설명하는 사람이 해결해줘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여유와 기다림이 마을 공동체 형성에 있어 핵심 개념임을 강조하였습니다.
http://www.kyeongin.com/news/articleView.html?idxno=625456
둘째날
첫째날이 이론교육이었다면, 둘째날은 갈등관리 워크숍과 마을공동체 현장탐방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룰루랄라~
첫 시간은 서울시갈등조정담당관인 홍수정 과장을 통해 「소통하는 마을만들기」와 관련된 간단한 칭찬게임과 퍼실리테이터(활성가: facilitator)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였고, 퍼실리테이터는 회의 진행 시 회의의 종결자가 될 수 있도록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각자의 의견을 존중받을 수 있도록 회의 시 규칙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교육 중에 간단한 시뮬레이션 게임을 했는데요.
미국 해양군인 실습용으로 사용하는 게임으로, 폭풍을 만났을 때 무엇을 챙겨갈까를 개별/조별 우선순위를 정해서 점수를 매기는 것이었는데, 제가 매긴 점수대로라면 전 폭풍을 만나면 바로 죽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하더라구요….ㅠㅠ
점심 먹고, 드디어 현장탐방! 서울시 마을공동체
마을공동체가 어떻게 형성되었냐? 경솔하고 귀얇고 놀기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욕구를 같이 고민하다가 생겼다~는 것이 마을사무장 산나물의 비법!
지금 삼각산재미난마을은 (사)삼각산재미난마을법인을 필두로, 청소년문화공동체 품, 꿈꾸는 어린이집, 스튜디오느림보+인디플러그, 작은도서관 함께놀자, 백세밴드, 재미난밴드, 마을극단 우이동, 미디어동화창작동아리 등등 그야말로 마을에서 즐기는 전생애 프로그램이 곳곳에 있어서 서울에서 이런 동네가 있나 싶을 정도였답니다.
산나물 마을사무장님의 마을소개를 듣고, 삼각산재미난마을에서 시원한 차 한잔 마신 후 마을투어를 했습니다.
15년의 긴 세월을 통해 하나씩 일군 삼각산재미난마을에는 속된 말로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선수냐고요?
사람을 좋아하고 장점을 잘 발굴하는 선수! 그런 좋은 기운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퍼트려 공동의 관심사로 같이 하고 싶게 만드는 힘! 그것이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간단한 질의응답, Q. 마을공동체가 형성되는 동안 관에서는 무엇을 도왔고, 현재는 어떤 지원이 있나? A. 안도와주는 것이 돕는 거다. (ㅎㅎㅎ 답이 참 아이러니 하죠? 그러나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어떤 맥락인지는 아실 듯) 경솔하고 귀얇고 놀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관에서 도울 경우 자발성과 재미가 감해질 수 있다. 지금 구청에서 돕는 것은 구에서 발간되는 구정소식지 한 면의 편집권을 위임받아, 구정소식지에 마을공동체의 활동 및 소개가 이루워지고 있다. 반응이 좋고, 주민들이 소식지를 통해서 많이 참여한다. Q. 마을공동체가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A. 우리 마을공동체들은 성공하면 모두의 성과이고, 망하면 혼자 조용히 망하는 구조다. ^^ 그것이 우리의 성공비결이고, 조용히 망하고 다시 또 생겨나면 된다. 사업끼리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이다. (공동체라고 하면 보통 같이 죽고 같이 산다라는 걸로 오해하기 쉬운데, 이런 촘촘하지만 느슨한 구조가 지속가능성의 원동력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
셋째날
마지막 날 첫 시간으로는, 마을신문 도봉N편집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창림 위원이 이끄는 마을살이 워크숍을 진행하였습니다.
먼저 모듬별로 자기를 상징하는 키워드 3개로 소개하기, 6×6 매트릭스 주사위게임, 품앗이워크샵(Lets Conference) 등 하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하는 사람들의 장점을 알게 되고, 이를 엮어서 지역에서 사업화하거나 자원을 연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업들이었습니다. 서로의 장점과 자원들을 공유하고 나눔으로써 비용없이 서로의 자원을 배울 수 있는 시간으로, 당장 지역으로 돌아가 해보고 싶은 마음이 발동하더군요. ^^
마을살이 워크숍 기법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로 가시면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드립니다.
http://thinkcafe.org (지속가능한 창작공동체)
* 사진 : 각자가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 표시로 작성, 아래의 배우고 싶은 것을 -표시로 작성 (배우고 싶은 것에는 ‘아내에게 해주면 뿅가는 것들’이라고 적혀있네요. ^^)
같이 웃고 떠드는 사이 어느덧 3시간이 훌쩍 가버렸습니다.
마지막 강의로, 경원대 도시계획학과 정석교수로부터 「주민이 만드는 마을단위 도시계획」에 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서울시의 도시계획의 역사와 패러다임의 변화, 마을계획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시간이었구요. 정석교수 출연 동영상강의도 같이 보았습니다. 나중에 동영상 보시고 싶은 분들은 같이 볼 기회도 있을 것 같아요.
3일이라는 길지만 아쉬웠던 교육이었습니다. 3일간 제 옆자리에 앉았던 강서구청 담당, 반장역할을 맡은 은평구 대조동주민센터 담당, 구로구청에서 일하지만 같은 관악구에 살아서 저를 봉천댁으로 불렀던 담당자 등 모두들 앞으로의 소식들이 궁금할 것 같습니다. 모두들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과 기대를 안고 돌아갔지만 앞으로의 활약 기대해봅니다.
이제 제 역할은 이렇게 알게 된 지식을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일이겠지요~ 여러분도 같이 나눌 수 있는 것들은 작은 것부터 같이 공유해보면 어떨까요? ^^
지금까지 유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