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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유수현 – ‘열두달’의 흥겨운 열두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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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
2014년 12월 25일


 ‘열두달’의 흥겨운 열두달 이야기



** 일월 **
으쌰~, 으쌰~ 2013년도 여성중앙회 주최 텃밭강사 수업을 마친 우리들이 모여 엄마로 교육자로 거듭나기 위해 뜻을 모아 뭉쳤다. “우리 올해에는 우리가 텃밭농사를 직접해보고 수업자료도 많이 만들어서 우리 아이들과 같이 신나는 텃밭놀이 수업을 진행해 보아요.”
** 이월 **
이런~~ ㅜㅜ  이탈자들이 생긴다. 뜻하지 않게 늦둥이가 생긴 사람, 유치원텃밭강사로 초빙된 사람, 다른 사업체로 스카우트된 사람. 능력자들과 함께 일을 도모할려니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태클들이 만만치 않다.“이러다 우리 다 헤어지는거 아냐”
** 삼월 **
귀를 쫑긋게하는 소식 ^^ 부모커뮤니티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여럿이 모여서 제안서를 제출해 채택되면 사업비 400만원을 받아 우리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실행할 수 있단다. 남은 이들이 머리를 맞대어 상의한 결과 우리도 한번 해보자. 컨설텬트와의 면담도 하고, 우리들의 사업아이템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보고, 몇 번의 끙끙거리는 회의로 드디어 제안서 완성. 제목은 ‘힘찬이의 밥상’
“와아~ 우리 제안서가 통과됐어. 우리 대단하다. 수고했어(서로가 서로에게 격려). 우리팀 너무 잘하는거 아니야. 우리 아이템 너~~~무 좋았잖아”ㅎㅎㅎ 
이시점이 열두달의 자화자찬의 시작인듯하다.
** 사월 **
바쁘다. 바뻐 ^^;; 협약서에 사인하고, 보증보험들러 종로에도 나가고, 방학동까지 밭견학도하고… 밭을 갈고 밭을 어떻게 경작할지 계획표도 세우고. 하지만 모든 일은 뜻대로 되지않는 법. 계획했던 밭 모양은 온데간데 없고 우리들의 욕심가득으로 밭에는 이작물, 저작물 나날이 늘어간다. “적상추, 청상추, 치커리, 겨자채, 수세미, 오이, 땅콩, 감자, 방울토마토, 토마토, 가지, 깻잎, 호박 다 심자. 꽃도 심을까. 해바라기심으면 해바라기씨도 먹고 정말 예쁘겠지, 한쪽에 꽃밭도 만들자, 메리골드, 한련화도 심어야지. 그래야 벌레가 안온대”
** 오월 **
공부도 열심히 ^ƈ^ 강사를 모셔 자연농약, 탄소발자국, 토종작물, 지구환경과 생태계, 텃밭놀이, 제철먹거리 이 모든 제목들이 교육받았고, 받고 있으며, 앞으로 교육받을 내용들이다. 햇볕은 따뜻하고, 밭작물들이 뾰족뾰족 올라오고 있으니 우리의 맘은 밭으로만 내달린다. “어머머, 어머. 언니~ 이리로 와봐요. 이거 메리골드 싹 맞지? 지난번 모종으로 심은 상추는 벌써 이만큼 컸어, 얘는 뭐야? 자태가 예사롭지 않아. 잡초 아닌가봐. 좀 더 두고봐야지!” 
** 유월 **
가득 가득 *^^* 밭에 갈때마다 쌈채소들이며 여물기 시작한 열매들이 우리를 흥분시킨다. 장바구니 가득 채워지는 쌈채소들. 이웃들과도 나누고 아이들을 데리고 가 농촌체험도 시킨다. 6월말에 감자를 캘때는 지인들과 지인들의 자녀들을 초대해 조촐한 감자캐기 잔치도 진행했다. 돌아가는 지인들의 손에도 역시 고추, 가지, 설익은 토마토, 쌈채소를 선물했다. “우리팀 정말 농사 잘 짖고 있지, 우리팀은 드림팀이야.” 열두달의 자화자찬 
“농약 하나도 안 친, 유기농이야. 유기농. 아이들과 먹어. 애들이 감자캐는거 정말 좋아한다. 안온다던 아이가 밭에서 나올 생각을 안해. 얘들아! 그만 집에 가자~ ”
** 칠월 **
덤벼, 잡초들 ⌁채소들 보다 더 빨리, 더 크게 자라는 잡초들. 햇볕은 왜이리도 따가운지. 숨고 싶다. 가지, 호박, 오이, 고추… 열매채소는 익는 대로 따올 수 있는데, 방울토마토와 토마토는 풍성히 맺히기는 했는데 아직 빨갛게 익지는 않았다. 빨리 익어야 장마철 되기 전에 수확할 수 있는데. 자연농의 운명은 하늘의 뜻. “더워, 더워도 너무 덥다. 우리이제 그만하고 방학하면 안돼. 다음달에는 견학도 가야하잖아. 상추도 너무 많이 먹어서 이제는 지겨워~~, 난 풀이 무서워”
** 팔월 **
냠냠, 맛있다 ^^ 장맛비가 내리는 날 우리들은 과감히 빗속으로 뛰어 들어 여름작물들을 정리했다. 더워서, 비가 와서 차일피일 미루었는데 이제 더 이상 썩어가는 밭작물들을 놓아 둘 수가 없어서 거인처럼 자란 토마토, 들깨를 비롯한 다른 작물들을 정리하기로 한것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였는지 아침에는 분명 햇님이 방긋이였는데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던 빗방울들이 소방호수로 뿜여대는 물주기 처럼 굵어졌다. 하지만 농부의 사명으로 용감히 밭을 정리했다. 가을 농사를 위해.  아이들과 함께 파주치즈마을 체험에 참여했다. 직접만든 치즈로 만든 피자로 식사. 우유를 짜보기도 하고, 서로다른 연령대의 아이들이 모여 함께하는 기쁨도 누려본다. “엄마, 저언니가 이거 도와줬어. 송아지가 내가 먹여주는 우유 먹어. 빨간옷 입은 오빠가 더 좋아. 치즈가 찌익 찌익. 우리 담에 또 놀아?”
** 구월 **
잘 키워 김장해야지~ ^&^ 가을농사 시작. 가을농사를 위해 밭에 거름도 넣고 삽질에 괭이질에 호미질까지하여 밭을 갈아 놓았다. 무.배추는 얼마나 심을까? 여름에 욕심껏 심었다가 감당안돼는 소출로(너무 많아서) 고생한 우리들은 적당히 심기로 합의하고 배추와 무를 심고 한편에는 씨앗으로 심어 모종으로 심었을 때와 비교해 보기로 했다. 양념으로 쓸 부추, 청갓, 대파, 쪽파도 심고. “김장할 수 있을까? 배추벌레도 잡아야 한 대. 꺄아악~ 난 벌레 질색. 싫어~~~”
** 시월 **
에헤야디야 ^^/~ 아이들과 함께 이천쌀축제에 참여했다. 인절미도 찧어보고, 맛보고, 타작도 하고, 전통놀이 체험장에서는 활쏘기, 수레끌기, 제기차기, 다음여정으로 옮겨가야하는데 아이들이 떠날 줄 모론다. 서로 도와가며 섞여 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려니 감정이 울컥, 저렇게 키워야하는데, 밝은 웃음을 주어야 하는데… 학업으로 학원으로 아이들을 지치게한 것은 아닌지. 미안해진다. 치즈체험에이어 두 번째로 체험학습을 떠난 아이들은 그새 친해져서 헤어지기 싫어한다. “조금만 더 놀다 가지…, 오빠, 활 쏴봐!, 언니, 그래서 어떻게 됐어? 큰언니, 나 손 잡아줘, 사랑해(동생들이 서로 안아주며)”  
** 십일월 **
북적북적 @.@ 작은도서관주최로 성북생태체험장 숲에서 진행되는 책잔치에 우리팀도 함께하기로 했다. 아이들 대상으로는 고구마 물꽂이 화분, 어른들을 대상으로는 건강한 음식상식에 관한 설문지와, 미생물발효액 EM만들기를 진행했다. 우리가 체험했고 공부하여서 알게된 지식들을 전달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우리팀의 화합은 훌륭했고 열두달의 자화자찬은 정점에 이른다. “안내판 누가 만들었어? 정말 예쁘다. 테이블 셋팅도 너무 완벽했지?, 선생님들은 마술사야. 테이블보 색깔 우리 아이템과 너무 잘 맞아. 샘들 설명은 왜케 잘해!. 강사해도 돼겠다. 이거 수량 누가 맞춘거야. 딱 맞아!,” 우리들의 자화자찬은 그이후로도 계속됐고 급기야 우리팀명은 ‘열두달 자화자찬’으로 하기로 ㅋㅋㅋ
** 십이월 **
안~~녕 ^^ 마무리다. 교육도 마무리. 밭농사도 마무리. 무.배추농사는 십일월말에 마무리했다. 그늘진 관계로 작물이 잘 자라지 않아. 무.배추의 소출은 형편없었지만 이또한 우리에게는 행복한 일이다. 너무 많이 나왔더라면 어떻게 다 소화시켰을지 아득하다. 흥겨웠던 열두달의 이야기를 정리하기위해 결산을 맡은 선생님들은 여전히 바쁘다. “샘들 우리 내년에도 계속 만나요.~” 
열두달 유수현
-활동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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