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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사

어서 오시게, 백년 뒤의 손님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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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일리킴
2018년 6월 25일

ⓒ성북마을기자단 김재림

 

만해 한용운 선생. 그의 이름과 그의 시 ‘님의 침묵’은 들어보았어도 심우장(尋牛莊) 이라는 이름은 낯설다.

심우장(尋牛莊)은 선종의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것’ 에 비유한 ‘자기의 본성인 소를 찾는다’ 는 심우(尋牛)에서 유래되었고, 만해 한용운 선생이 1933년부터 1944년 6월 29일 입적하기 전까지 기거했던 거처이자 조선총독부와 등지기 위해 북향으로 지어진 가옥이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의 한사람이었던 만해 한용운 선생. 그의 삶의 흔적과 굳건한 정신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이 멀지않은 성북동에 자리하고 있다. 6월 16일 만해 한용운 선생의 추모 뮤지컬 ‘심우’ 공연에 다녀왔다.

 

ⓒ성북마을기자단 김재림

뮤지컬 ‘심우’는 만해 한용운 선생과 함께 독립운동에 앞장 선 김동삼 선생이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만 59세의 나이로 1937년 옥중에서 순국한 것을 발단으로, 만해 한용운 선생의 주선으로 심우장(尋牛莊)에서 장례가 치러졌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장례가 치러졌던 당시의 모습을 너무 무겁지 않게 그렇지만 가볍지 않게 표현한 것이 뮤지컬 ‘심우’의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관람이 끝나면 묵직한 여운이 남는 것은 물론 심우장(尋牛莊) 이라는 공간을 다시금 볼 수 있게 해준다.

뮤지컬 ‘심우’는 30분이라는 다소 짧은 공연 시간임에도 심우장(尋牛莊)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만해 한용운 선생의 외동딸 ‘영숙’ 이라는 등장인물을 둠으로써 원활한 극 전개는 물론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비교적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만해 한용운 선생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가 김동삼 선생의 활동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뮤지컬 ‘심우’의 또 다른 특징이다.

 

ⓒ성북마을기자단 김재림

이번 뮤지컬의 주최인 성북문화원의 박수진 과장을 만나 뮤지컬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Q.뮤지컬 ‘심우’를 제작하게 된 동기가 어떻게 되나요?

A.심우장이라는 공간이 사람들이 찾아와서 단순히 해설만 듣는 공간으로만 사용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을 했구요. 또 하나의 동기로는, 예전에 심우장(尋牛莊)에서 ‘햄릿’ 공연을 본 적이 있었어요. 그 당시엔 ‘햄릿’이 심우장(尋牛莊)이라는 공간에서 공연되는 만큼 한용운 선생님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 공연과 장소가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햄릿이라는 인물은 계속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계속 고민하는 인물이고, 한용운 선생님은 자신의 존재에 확신이 있으셨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독립운동을 하신분이잖아요. 그런 생각이 저만의 것이 아니라 성북문화원의 다른 분들도 공감해주셨어요. 그래서 ‘심우장(尋牛莊)에 어울리는 컨텐츠를 만들자.’해서 시작하게 되었고요. 뮤지컬 심우의 연출을 맡고 있는 극단 더늠의 차지성 대표에게 만해 한용운 선생님의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드렸어요. 수많은 에피소드 중에서 독립운동가 김동삼 선생님의 장례식이 뮤지컬로 탄생하게 되었어요.

Q.공연이 횟수로 5년째를 맞고 있는데요. 5년동안 진행하며 변한 게 있을까요?

A.공연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약 70회 정도 진행 되었는데요. 과거의 내용과 달라진 건 없어요. 70회 진행되는 동안 내용은 같아도 관객들이 바뀌었죠. 공연 하는 배우들도 바뀌었어요. 롱런하는 다른 공연들하고 똑같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공연을 보고 난 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공연을 보러오는 분이 많을 때도 있고 적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만족하시는 거 같아요. 보면서 우는 분들도 많고요. 특히 기억에 남는 관객은 경찰서에서 보호관찰 중인 청소년들이었어요. 그 청소년들이 심우 공연을 보고나서 한용운 선생님 역할을 한 배우에게 큰 절을 하고 돌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선생님들도 많이 보러 오시는데, 관람 후 학생들을 인솔해서 다시 오기도 하세요.

 

ⓒ성북마을기자단 김재림

Q.‘심우’ 공연을 통해 보러 오시는분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A.한용운 선생님은 단순히 ‘독립운동을 해서 훌륭한 분이다.’ 라기보다, 엄혹했던 시절에 자신의 신념을 지켰던 사람이잖아요. 지금도 큰 권력이 아니라 일상에서 직장 상사라든지 혹은 어떤 불합리한 권력에 의한 일을 겪었을 때 그게 잘못된 것임을 알아도 묵인하거나 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잖아요. 자기합리화 하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데 지금보다 훨씬 엄혹한 시대. 훨씬 무서운 상황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켰던 분이였다는 사실에서 깊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분의 그런 정신을 전달하고 싶었고, 많은 분들이 이미 감명을 받으신 것 같기도 해요.

 

ⓒ성북마을기자단 김재림

 

Q.앞으로 성북문화원에서 이러한 성북구 지역을 기반으로 한 ‘독립운동가’와 관련한 컨텐츠를 추가로 제작하고 지원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A.뮤지컬 ‘심우’를 함께하고 있는 극단 더늠과 함께 작년에 우당 이희영 선생님의 부인인 이은숙 여사의 뮤지컬을 만들었어요. 이은숙 여사가 정릉에 사시다 돌아가셨거든요. ‘어느 아나키스트의 아내’ 라는 제목이에요.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이주한 우당 이희영 선생님과 그 일가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 있어요.

독립운동가와 관련한 공연은 ‘심우’와 ‘어느 아나키스트의 아내’ 이렇게 두 편 제작했네요. 앞으로 더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또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성북동의 음악가 ‘채동선’ 선생의 일화를 가지고 만든 뮤지컬이 있어요. 맹인 점성촌 미아리 고개를 배경으로 한 ‘특별한 손님’ 이라는 뮤지컬도 있구요. 4.19혁명을 소재로 한 ‘시선’이라는 연극도 있구요.

또 마지막으로 극은 아니지만 ‘빈티지 프랭키’라는 가수가 종암동에 살았던 이육사 선생님의 시에 곡을 붙여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는데요. 이어서 한용운 선생님의 시에도 곡을 붙이는 작업을 후원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저희 성북문화원에서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만들고 알리는 작업을 계속 해 나갈 계획이에요.

 

뮤지컬 ‘심우’

문의 : 02-765-1611 (성북문화원)

[글/사진 성북마을기자단 김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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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성북구 이곳저곳을 여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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